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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모자 농부의 맛집탐방 ⑪ 선운사 풍천장어

입력 : 2015-05-06 12:02:00
수정 : 0000-00-00 00:00:00

 



하르르…하얗게 피었던 벚꽃이, 엊그제 내린 비에 흩날려 꽃잎이 길가에 소복이 내려 눈처럼 앉았다.



 



이렇게 봄이 왔다가 가면 우리 마음은 들뜨고 몸은 봄을 이기느라 나른해져 깜박깜박 졸기도 한다. 이때 먹어 줘야 하는 제철음식 장어. 보양식으로 으뜸으로 치는 장어는 특히 꼬리가 스테미너식이라 하여 먹으면 왠지 힘이 불끈 솟을 것 같다. 그래서 서로 젓가락 신경전을 벌이기도 하고, 가족외식 때 늘 남자가 앞장 서게 되는 ‘근거 없는(?) 재미’를 주는 음식이기도 하다.



 





 



바람을 타고 강으로 들어오는 풍천장어



장어집 이름 중 가장 흔한 간판 이름이기도 한 ‘풍천장어’. ‘풍천’은 흔히 지역명이라 생각하여 풍천지역이 장어로 유명한 곳인가 하고 생각한다. 사실 이 말은 뱀장어가 바닷물을 따라 강으로 들어올 때면 바람이 육지 쪽으로 불기 때문에 ‘바람(風)을 타고 강(川) 으로 들어오는 장어’라는 뜻에서 ‘風川장어’이라 하였다. 그리고 그 풍천장어가 들어오는 곳이 바로 ‘선운사 앞강’이었다.



 



하지만 요즘 장어는 대부분 양식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른 지역의 장어와 달리 풍천장어는 선운사가 있는 고창군에서 인공사료를 쓰지 않고 바닷물로만 양식한다. 그래서인지 씹히는 맛이 부드럽고 담백하며, 잡내 없이 구수하다. 장어 중 제일은 여전히 풍천장어이다.



 



파주에도 잘 눈에 띄지 않게 콕 숨은 ‘선운사 풍천장어집’ 한 곳이 있다. 법흥리에서 내포리로 가다 보면 작은 산언덕을 넘게 되는데 넘자마자 오른쪽 밑으로 가파른 진입구가 있다. 그곳으로 내려가면 아늑한 숲 속에서 15년째 운영 중인 ‘선운사 풍천장어집’이 나온다. 워낙 외진 곳이라 아는 사람만 찾아 오는 이 풍천장어집을 운영하는 사장님은 원래 고창 사람이다. 고창과 파주를 왔다 갔다 하며 두 집 살림을 하시다 아들 내외에게 식당을 인계했다.하지만 지금도 장어조달과 김장을 해마다 3,000포기씩을 담가 고창에서 이곳으로 퍼나르다 보니 매달 반은 고창이요 반은 파주다.



 



안주인의 손맛으로 장어 맛을 돋우고



게다가 안주인의 손맛이 좋으신지 밑반찬이 여간 맛있는 게 아니다. 항상 즉석 돌솥밥을 해주시는데, 갓 지은 고슬고슬하게 맛난 밥에 곁들이는 고들빼기 김치와 푹 삭힌 재작년 묵은지 꺳잎. 그리고 이 반찬들을 장어와 함께 싸먹으면 맛이 더 깔끔하니 좋다. 또한 돌솥에 뜨거운 물을 부어 만든 누룽지는 들기름 듬뿍 넣어 볶은 묵은지와 같이 먹으면 그 옛날 어머니 음식 생각이 나 저절로 행복해진다.



 





 



솔직한 사장님, 진짜 풍천 장어집



그 동안 많은 곳에서 ‘풍천장어’란 간판을 봐왔기에 사실 이번에도 대수롭지 않게 스쳐갔다. 그러나 사장님과의 만남에서 서해 바닷물로 키운 진짜 풍천장어의 참 의미를 알게 되니 ‘선운사 풍천장어’라 적힌 큰 간판이 달리 보였다. 그리고 내가 사는 파주에 진짜 ‘풍천장어집’이 있다는 것이 참 고맙게 느껴졌다.



 



선운사 풍천장어



경기 파주시 문산읍 내포리 885



문의: 031 952 8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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